우울증에 관해

오늘은 ‘마음의 감기’라 불리우는 ‘우울증’에 대해 이야기 해보려 해요.

​마음의 ‘감기,’ 그만큼 흔하고 익숙하다는 뜻이겠지요. 우울감을 “기분 다운이야,” “꿀꿀해”같은 표현으로 대신하기도 합니다. 우울감은 수시로 마음을 드나드는 손님이다보니, 쉽게 공감할 수 있는 감정이죠.

우울한 기분이 얼마나 심해야 혹은 얼마나 오랫동안 지속 되어야 우울증이라고 부를 수 있을까요? 그 궁금증에 대해

일단 우울감은 우울증의 필요조건이 충분조건은 아닙니다. 다시 말해, 우울증의 증상 중 하나란 말이죠. 또한 며칠 기분이 꿀꿀하다고 하여 우울증이라고 하지 않습니다. 우울증은 대표적인 “기분장애”로, 기분이 비교적 장기간 망가진 탓에 내 인지와 행동, 더 나아가 생활 전반에 영향을 끼치는 장애인 거죠. “2주”이상 우울 증세의 지속을 보이면 장애로 봅니다.

“왜 하필이면 2주야?” 라고 물으시면 딱히 할 말이… 원래 정신건강 분야의 사람들에게 진단명 교본 (Diagnostic and Statistical Manual)은 성경책과 같은 겁니다만, 진단에 필요한 증상을 정하는 데 특별한 과학적 원리나 마술의 요소가 있는 건 아닙니다. 위원회 (task force)가 구성되고 (최근 개정된 DSM-5의 경우 전문가 27명으로 구성), 전문가 집단이 비밀투표로 부쳐서 일정수가 동의를 하면 진단에 요구되는 증상으로 결정되는 겁니다. 비판도 많고 말도 많고 하는 과정인데요… 주제와 무관하니 슬쩍 패스하도록 하겠습니다.

다시 본론으로 돌아가죠. 위의 이야기는 2주라는 기준이 어쩌면 임의적이라는 의미에서 드렸던 첨언이었고, 2주가 매직 넘버일 필요는 없지만, 함의는 살펴야 할 것 같습니다. 아까 말씀드린 대로 우울감은 수시로 찾아드는 익숙한 기분입니다. 하지만 사람에게는 탄성력과 회복력이 있어 대개의 경우 짧은 기간 끙끙 앓다가도 다시 툭툭 털고 일어나게 마련입니다. 그런데 그 회복력을 마비시키고 ‘장기적’으로 지속이 될 때 치료를 요하는 “임상적 질병 (clinical illness)”으로 진단을 하는 것이고, 장기적인 기준은 임의적으로 혹은 거수로 우울증의 경우 2주로 결정이 된 거지요.

우울증과 관련된 통계를 한 번 살펴 보도록 하죠. 미국인의 평생 유병율은 16%인데 반해, 일본의 경우 3% 정도라고 하네요. 일단, 평생 유병율이라 함은 한 개인이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한 번 이상 발생하게 되는 질병의 발생율의 경우를 전체 인구에 대비시켜 보는 겁니다. 그런 의미에서, 미국인 100명 중 16명은 평생을 살며 우울증을 1번 이상 겪고, 일본인의 경우 100명 중 3명이 그렇단 말이죠.

통계에서의 숫자는 늘 해석을 요구합니다. 미국인은 일본인에 비해 더 우울한 혹은 불행한 사람들일까요? 혹은 미국인은 일본인에 비해 정신적으로 약한 사람들일까요?

제 해석은 말이죠, “문화적 차이로 본인이 미국인에 비해 우울장애를 제대로 자각하지 못하는데서 기인하는 차이이다”입니다. 한국, 중국, 일본, 한국을 포함하는 동북아시아권 문화의 경우 감정을 알아차리고, 처리하고, 표현하는 것이 익숙하지 않은 문화권이고, 정신건강 서비스를 찾는 빈도율도 서구국가에 비해 낮은 편이지요. 또한 아시안인들의 경우 신체화 장애 (psychosomatization) 빈도가 높다고 해요. 신체화 장애란 심리적 장애의 해소구를 찾지 못하여 마음의 병이 신체증상으로 나타나는 걸 일컫습니다. 한국에서는 “홧병”이라고 하죠? 마음이 아픈건데 몸이 대신 아파해 주는 겁니다. 예를 들어 머리도 아프고 온몸이 욱신거리고 심장이 쿵쿵 거리고 등등의 식으로요.

다른 통계 이야기를 해 볼까 해요. 미국에서 자살과 우울증의 상관관계는 어떨까요? 미국의 경우 사인의 4위가 바로 우울증이라고 합니다. 연구마다 표본의 차이가 있다 보니 결과도 조금씩 다릅니다만, 대개 자살한 사람들의 개인사를 역추적하는 심리적 부검 (psychological autopsy) 연구를 보면 대략 15% 가량의 자살자가 자살 당시 우울증을 앓았다고 해요. 자살자의 일생동안의 우울증 유병율은 60% 정도나 되었구요. 우울증을 앓는 사람 10명 중 3-4명은 자살을 시도한다 하구요, 10명 중 1-2명은 격국 자살에 성공을 합니다.

요약하자면, 우울증은 마음의 감기처럼 가볍게 찾아올 수도 있지만, 당신을 죽일 수도 있는 무서운 병입니다.

이제 우울증의 증세를 살펴볼까요?

  1. 우울감
  2. 흥미 또는 즐거움 저하
  3. 식욕 및 체중 변화
  4. 수면장애, 불면증 및 과잉수면
  5.  심리운동 과잉 (예, 안절부절) 또는 저하
  6. 피로감, 기운없음
  7. 무가치함, 최책감
  8. 집중력 저하, 결정 장애, 혹은 기억력 저하
  9. 죽음 혹은 자살에 대한 생각 및 계획, 혹은 자살 시도

9개의 증상 중 5개 이상의 증상이 2주 이상 계속될 경우 우울증 진단이 가능합니다.

이제 우울증 증상을 일상 표현으로 치환을 해보도록 할께요.

먼저 인지/사고 부분을 살펴 보도록 하죠. 우울장애를 겪는 동안 경험하는 인지/사고의 특징 중 하나는, 집중력이 감퇴하고 생각이 흐려지고 판단력이 저하되는 점 입니다. 가령 책과 씨름 중 랙 걸린 것마냥 다음 페이지를 넘어가기 어려운 경험, 리포트를 작성해야 하는데 머릿속이 백지 상태가 되어 두 손을 키보드 위에 한참을 고이 모셔놓고 있다던지 하는 경험들 말이죠.

평소 쉽게 판단할 수 있던 간단한 일들조차 갈등하고 갈팡질팡하게 되기도 합니다. 자꾸 깜빡깜빡 까먹는다던지, 물건을 흘리고 다니기도 하구요. 이런 사소한 일들조차 버거워지는데, 중요한 일이거나 복잡한 사고를 요하는 과제에 맞딱드리게 되면 금새 심리적으로 압도되어 얼음이 되어버리기 일쑤죠.

그렇담 이제 행동적인 면을 볼까요? 다양한 형태의 변화를 수반하지만 그 중, 수면변화, 식욕변화, 체중변화, 심리적 운동기능 (psychomotor functioning) 변화가 대표적입니다. 예를 들어 잠자리에 들어도 잠이 안 와 뒤척뒤척하거나 잠이 들어도 금새 깬다거나 아예 하얗게 밤을 지새우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자도 자도 졸립고 피곤하고 잠에서 깨 눈을 뜨면 침대와 내 몸이 하나인 것 같아 매정히 떨치기가 힘든 상태 말예요. 어느 때는 의욕이 없고 오늘 하루를 또 감당해야 하는 것이 두려운 등의 이유로 마음이 서지가 않아 또 잠을 청할 수도 있습니다.

마찬가지로 우울감을 이기기 위해 음식에 의존하는 경우 식욕이 증가하고 또 체중이 불어나는 경우도 있지만, 반대로 입맛이 뚝 떨어져 식욕 감퇴와 체중 감소로 이어지는 경우도 있습니다.

심리적 운동기능의 변화, psychomotor agitation or retardation의 경우 과민화되어 안절부절할 수도 있고, 반대로 온몸이 천근만근이어서 숟가락 까닥하는 것조차 버거워지기도 합니다. 또한 원기와 의욕이 감소하여 뭐 제대로 한 것도 없는데 쉬이 피곤해지고 만사가 다 귀찮아지기도 하죠. 심지어 우울증은 흥미와 즐거움을 앗아갑니다. 라디오 스타를 봐도 재밌지가 않고 그리 좋아하던 챔피언스 리그에 대한 흥미조차 잃게 되는거죠.

우울증으로 인해 납덩이마냥 마음에 무겁게 내려않는 ‘독’과 같은 생각들이 있는데 대표적으로 죄책감과 무가치함이 있습니다. 솜털같은 존재감, 세상의 숙제가 주는 중압감의 늪에 빠져 “난 왜 이모양이지? 나같은 거 하나 없어진다고 뭐가 달라지겠어? 난 아무것도 아니야. 난 여러사람한테 짐만 되는 존재야…” 등등과 같은 부정적인 생각이 극단에 다다를 때 자살에 대한 충동으로 이르게 되기도 합니다.

우울증 이야기를 마치기 전에 우울증 뿐 아니라 모든 정신 및 심리 장애의 경우 해당하는 대전제를 짚고 넘어가겠습니다. 그 대전제라 함은 1) 심리적 고통 그리고 2) 심리사회적 기능의 저하와 손상입니다.

우울증 생활백서의 예를 통해 심리사회적 기능의 저하 및 손상을 구체적으로 살펴보겠습니다. 불면증 탓에 수시로 지각. 업무 시간에 꾸벅꾸벅 졸기 일쑤. 집중이 안 되는 탓에 보고서 마감날 놓치기. 우울한 기분 탓에 집에만 꽁 쳐박혀 좀비로 지냄. 모처럼 친구들이 놀아준다 해도 다 귀찮아 거절. 계속되는 거절에 더이상 찾는 이 없고 고립. 기분은 날이 갈수록 더욱 다운이고, 난 뭐하는 인간인가 자괴감 들고, 나같이 쓸모없는 인간이 아까운 산소를 축내고 있다는 생각에 죄책감은 더 커지고…

참고로 극과 극을 오가는 양극성 기분 장애 혹은 조울증 (bipolar disorder)의 경우 자살율이 20%로 우울증보다 더 높아요. 이유인즉 허니, 이들에게는 우울증을 앓는 사람들에게 없는 계획을 실행에 옮길 수 있는 “에너지”가 있다는거죠. 울증 기간에 땅으로 푹 꺼져있다가 조증으로 방향전환 시 생긴 에너지로 자살을 실행한다는 겁니다. 슬프게도 너무 우울하면 자살할 기력이나 의욕도 없어요. 비슷한 맥락으로 우울증으로 자살을 하는 사람의 경우 식물인간형 극심한 우울증 상태에서 자살의 빈도보다 회복상황에서의 자살이 더 눈에 띄기도 합니다.

마무리로 치료 이야기를 아주아주 간단하게 하겠습니다. 불행 중 다행인 것은, 다른 하나이고, 치료 후 빠른 시일 안에 8-90%의 경우 가파른 회복을 보인다는 점입니다. 그런 점에서 치료의 중요성을 강조 안 할래야 안 할 수가 없습니다. 실제 약과 심리치료를 병행했을 때 효과가 가장 뛰어났고, 재발률이 가장 낮았다 해요. 약으로만 치료를 받았을 경우와 심리치료만으로 치료를 받았을 때 비교 시, 일시적 효과는 약이 더 좋았으나, 장기적 효과는 심리치료가 더 뛰어났다고 합니다. 참고하시기 바래요.

 

조현병 그리고 심리치료

지난 번에는 조현병에 대해 간략하게 풀어 보았습니다. 이번 포스팅에서는 심리치료가 조현병 환자에게 어떤 도움이 되는지에 대한 이야기를 해 볼까 해요. 앞서 강조했듯이, 조현병의 최전선 치료는 약물을 통한 치료입니다. 약물치료를 통해 양성증상이 어느 정도 완화된 후, 환자에게 상식과 논리적인 대화의 공간이 있을 때에 비로소 심리치료의 효과가 침투 할 수 있습니다. 심리치료는 “말”과 “대화”를 통해 치유와 변화를 이끌어내는 치료이기에 상식과 논리의 공간이 없으면, 즉 대화가 통하지 않는 상태라면 소용이 없으니까요.

조현병 환자들은 언제 찾아올지 모르는 (대개의 경우) 환청으로 인해, 혹은 환청의 빈번함으로 인해 큰 정신적 고통과 혼란을 겪습니다. 내 의지와 관계없이 각각 다른 채널의 라디오 다섯 대가  내 귓가에서 하루종일 꺼졌다 켜젔다를 반복한다고 한 번 상상해 보시겠어요? 환청을 통한 목소리가 끊임없이 나를 비하하고 조롱한다면요? 혹은 타인을 해치라고 끊임없이 명령한다면요?

“넌 악마의 자식이지. 그래, 지금 당장 목을 매달아. 없어져 버리는 거야. 그래야 이 세상이 구원될 수 있어.”

“네 앞의 어머니는 마술을 통해 변장한 마녀야. 그 마녀가 이미 네 어머니를 죽였지. 그녀가 너에게 건네는 그약은 독약이야. 그 약을 물리쳐. 안 그러면 넌 죽게 되. 그 여자를 죽여. 안 그러면 너와 네 가족 모두가 목숨을 잃게 될거야. 그래, 지금, 지금 당장!”

위의 따옴표는 제가 치료했던 환자들이 실제 겪었던 환청의 내용입니다.

짐작이 조금은 갈까요? 그들이 겪는 혼돈과 고통 말이죠.

심리치료가 환청을 완화하는 데 큰 도움이 되지는 않습니다. 다만 약물 치료를 통해 환청이 많이 완화가 된 경우, 심리치료를 통해 환청에 대처하는 법, 가령 내적 자극 (internal stimuli)에 반응하지 않는 법, 특히 명령하는 환청에 저항하는 법, 환청과 현실 감각을 구분하는 법, 환청으로 인한 스트레스, 우울, 불안한 감정을 조절하는 방법 등을 심리치료를 통해 배워나갈 수 있습니다. 조현병 환자들은 이미 스트레스 상태로 지내기 때문에 약간의 스트레스가 더해져도 빠르고 심하게 스트레스 반응을 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래서 자신에게 맞는 스트레스 조절법과 긴장 완화법을 배우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물론, 심리치료를 통해 그런 기술들을 배워나갑니다.

아래 클립은 한국에서도 유명한 CNN 간판 언론인, 앤더슨 쿠퍼 (Anderson Cooper)가 정신분열증 일일체험을 하는 내용입니다. 환청 자극 이어폰을 장착한 채로 인지능력 문제를 풀고, 인터뷰 질문에 답변하고, 홀로 길을 걷어 보는데요. 문제를 푸는 중에는 목소리 때문에 집중이 안 된다며 “도저히 못하겠네” 그럽니다. 길을 걷는 중 ,끊인없이 말을 거는 목소리에 “대답을 하고 싶어진다”고 합니다. 끝으로 너무 불쾌한 경험이고 빨리 이어폰 빼버리고 싶다며, 조현병을 겪는 사람의 경험이 얼마나 힘든건지 배웠다고 합니다. 영어 클립이지만, 언어와 관계 없이 쿠퍼 씨의 괴로운 마음이 이심전심 잘 전달되리라 봅니다.

길을 걷는데 중얼중얼 혼자말 하는 사람을 지나친 경험, 다들 한번쯤 있죠? 양성 증상이 심한 경우인데요. 자기 안의 세계에서 뇌가 만들어 내는 가짜 자극들을 현실로 받아들이고 외부의 진짜 현실과 격리되어 있는 상황이거든요.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런 환자의 상태를 이해하거나 받아들이기 어렵죠. 그러니 멀리하고 꺼려하구요. 그런 이유로 타인과 사회와의 고립이 깊어지고, 사회성과 대인관계 기술을 기를 수 있는 기회가 점점 요원해지죠. 그래서 많은 조현병 환자들은 사회성 및 대인관계 능력이 부족합니다. 악순환의 고리를 끊지 않는 한, 고립은 더욱 심화됩니다. 심리치료는 “관계” 안에서 이루어지는 여정이기에, 내담자와 치료자가 함께 관계를 짓는 경험을 통해 사회성을 함양하고 대인관계 기술을 배워나갑니다.

이번 포스팅은 이제 마칠까 합니다.

다음번엔 심리치료와 망상을 주제로 이야기해 보도록 할께요.

조현병 혹은 정신분열증

Q: 조현병이 정확히 뭔가요?
A: 조현병은 사고장애 (thought disorder)의 하나로 감각과 사고 과정 상의 비이상적 경험을 동반하는 장애입니다. 참고로 기분에 장애가 생긴 경우 기분장애라고 하고, 대표적인 예로는 우울증 조울증 등이 있습니다. 참고로 조현병 증세와 기분장애가 복합적으로 나타나는 경우는 분열정동장애 (schizoaffective disorder) 분류가 됩니다.

감각과 사고 과정 및 내용 상의 비이상적 경험의 예 중 하나로 환각을 들 수 있고, 환청 및 환시 등이 있습니다. 사고의 비이상성으로 인해 현실을 왜곡하여 이해하는 망상 또한 조현병의 대표적 증상입니다. 망상이란 고정된 거짓 믿음 (fixed false beliefs)으로 정의할 수 있고, 망상이 심각할 경우 논리나 증거로 반박을 해도 요지부동인 경우가 다반사입니다.  망상의 성격에 따라 여러가지가 있는데, 대표적인 망상의 형태는 과대망상 (grandiose delusions), 편집증적 망상 (paranoid delusions), 피해망상 (persecutory delusions) 있습니다.

조현증 증상은 양성 증상 (positive symptoms) 음성 증상 (negative symptoms)으로 나눌 있습니다. 양성 증상이라 하면 앞서 말한 환각과 망상상 및 무질서한 행동과 사고 (disorganization) 말합니다. “무질서한 사고 예를 들자면, 대화를 두서없이 횡설수설한다던지전후 맥락 사이가 비어 사고의 흐름을 따라가기 힘들다던지 하는 경우를 있습니다. 행동 역시 어수선하고 체계가 없으며 무질서한 행동 양상을 보이구요. 음성 증상을 설명하자면보통 사람들과 달리 표정과 감정의 표현이 극히 제한적이고 무미건조하고 무표정하게 보이는 경우가 많습니다 (flat affect). 삶의 낙이 없다던지, 특별히 관심있는 것도 없고, 의욕도 없고, 멍한 태도를 보이기도 합니다.

Q: 얼마나 많은 사람이 앓나요?
대략 인구의 1% 정신분열증을 앓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100 명꼴이지요.  30% 사람들은 자연적으로 완치가 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안타깝게도 대략 70% 사람들은 살아가며 조현증 증상을 반복적으로 겪습니다.

Q: 조현병은 왜 생기나요?
여러 가설 중, 대표적 가설로는 신경전달물질의 이상설이 있고, 이를 토대로 치료약물이 개발되어 왔습니다. 뿐만 아니라 MRI를 통해 정상인과 조현병 환자의 뇌구조를 비교했을 때 확연한 차이도 발견되고 있습니다.

조현병 발병의 위험인자 중 가장 큰 요인은 유전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예를 들어 일란성 쌍둥이 추적 연구 결과 쌍둥이 중 한 명이 조현병을 앓는 경우 다른 쌍둥이가 조현병을 앓을 확률은 48%라고 합니다. 형제 자매의 경우는 10% 정도로 알려져 있구요. 유전적 구조가 일치하는 일란성 쌍둥이의 경우 조현병 발병 확률이 반반이라는 사실이 주는 시사점이 있습니다. 생물학적 잠재 가능성을 가지고 태어난다 하더라도, 모두 발현이 되는 건 아니라는 뜻이기도 하고, 위험인자 노출에 따라 발현 가능성이 높아지고, 역치에 다다르는 순간 발현이 되는 것으로 이해되고 있습니다.

현재 알려진 위험인자들의 내용은 광범위한데요, 몇가지 예를 들어보자면, 태아 혹은 출생 직후 감염 및 바이러스 노출, 어머니의 임신 중 정신적 충격 및 스트레스, 산모의 질낮은 영양 상태, 사회계층 (낮을수록 취약), 아버지의 연령 (높을수록 취약), 이른 나이에 향정신성 약물 사용 등이 있습니다.

즉 유전적으로 조현병 발현 잠재 가능성이 있는 사람이 증상을 촉발하는 계기를 맞으면 조현병 증상을 꽃피우게 된다고 이해를 해도 좋을 것 같습니다.

Q: 조현병의 최초 발현 시기는 언제인가요?
남자의 경우 대게 10 후반에서 20 후반에 걸쳐 많이 나타나고, 여자의 경우 20 후반에서 30 후반 사이에 많이 나타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흥미로운 사실이죠이와 같은 남녀의 차이를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요? 여러 가설이 있지만, 개인적으로 가장 납득이 가는 가설을 간단히 소개할까 합니다. 앞서 설명했듯이, 정신분열증상이 발현될 수 있는 유전적 요소를 가지고 있는 사람이라 할지라도 모두 정신분열증을 겪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유전적 위험요소를 가진 사람이 외부적 개입을 통한 촉발인자 (triggers) 의해 정신분열증상이 발현되는 거죠물과 빛이 없으면씨앗을 심어도 자라지 않겠지만, 물과 빛에 의해 싹이 트듯이요. 심리사회적으로 성별에 따라 고유의 스트레스 요인이 있고, 나이대에 따라 스트레스의 강도가 다를 수 있는데, 가령 남자의 경우 10대에 급격하고 공격적인 2차 성징을 겪는 반면, 여자의 경우 20대 또는 30대에 고강도의 사회문화적 역할을 수행해야 하며 출산이라는 큰 변화를 겪죠. 

Q: 치료법은 뭔가요?
현재 약물치료가 가장 효과가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정신분열증 치료 약물은 tranquilizer 신경안정제로 분류되는데요, 다시 말해 혼란스러운 뇌의 활동을 진정시켜주는 약으로 이해해도 무방할 듯 합니다. 처음 약복용을 시작하고 몸에서 적응을 할 때까지 평소보다 잠을 더 많이 잔다던지, 깨어 있어도 졸립고 나른하다던지 하는 반응은 약의 부작용이라기 보다는 원래의 기능을 하는 것으로 이해하는 것이 좋습니다. 신체가 적응을 하면 일상생활에 지장이 없을 정도에 이르지만, 경우에 따라 이러한 증상이 계속될 경우에는 약물을 교체한다던지, 복용량을 조절하는 방법으로 증상을 조절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약물은 대개 양성 증상에 효과를 보입니다. 즉 환각의 경험이 현저히 줄어들면서 그로 인한 스트레스 및 불안감 역시 감소하는 효과를 보입니다. 망상의 경우, 약물의 효과에 대해서는 분분한 것이 사실이지만, 약물의 효과를 무시할 수준은 아닙니다. 망상이라는 것이, 내가 쌓아올리는 믿음에 속하는 것이기에, 약이 믿음을 치료해 줄 순 없겠죠. 다만 망상이라는 것이 비현실적 감각으로 인해 강화되는 측면이 강하기 때문에, 이상 감각이 줄어드는 것으로부터 출발하여, 현실성 테스트 (reality testing) 및 판단력이 향상될 수 있습니다.

Q: 약물치료 시 주의사항은요?
지루한 얘기일지 모르지만, 효과적인 치료를 위해서는 조기치료와 꾸준한 치료가 중요합니다. 연구결과, 조기 치료가 성공적 예후에 큰 도움이 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다시 말해, 증상이 만성화가 된 후 치료를 시작했을 때, 치료 기간이 훨씬 길어지고 치료 효과 역시 떨어진다고 합니다. 제 직업적 경험으로도 만성화된 환자, 혹은 임의로 약을 중단한 환자들이 다시 약 복용을 시작하고도 예전의 기능과 상태로 돌아가는데 오랜 시간이 걸리거나, 혹은 수년이 지나도 돌아가지 못하는 모습을 종종 보았습니다.

한편 조현병 환자의 30% 정도는 도파민 계열 약물에 잘 반응을 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 있고,

부작용 혹은 약을 규칙적으로 복용하는 데에 따른 어려움 등 이런 저런 이유로 전문의와 상의없이 약을 중단하는 경우를 자주 봅니다. 증상이 좋아지고 나면, 자의적 판단으로 약을 중단하고, 증상이 다시 나타날 경우, 일시적인 현상이라고 스스로 최면을 건다던지 혹은 스스로 이겨낼 수 있다고 자기암시를 한다던지 하며 약물치료없이 지내다가, 스스로 감당하기 어려운 지경이 되는 악순환 말이죠. 이런 경우 다시 약물을 시작했을 때, 증상 완화를 위해 예전보다 더 많은 양의 약을 필요로 하는 경우가 많고, 심지어 약의 효과를 보기 위해 더 오랜 시간이 걸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따라서 약물의 중단 및 복용량은 전문의와 반드시 상의하고, 전문의의 소견을 따르는 것이 중요합니다.  

참고로 심리학자 (psychologist)는 약물처방 및 약물치료를 하지 않고, 정신과의사 (psychiatrist) 혹은 처방이 가능한 간호사 (nurse practitioner)를 통해 약물 치료를 받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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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여기까지! 다음 포스팅은 아래의 질문으로 출발해 볼께요.

Q: 조현병 치료에 심리치료가 도움이 되나요?

 

블로그를 시작하며

바쁘다는 말을 주술처럼 내뱉으며 살다가도삶의 무료함 끝에 스며드는 헛헛함의 떫은 감정이 낯설지만은 않습니다. 어제와 오늘이 같고, 내일 또한 오늘과 다를 바 없으리라 짐작하지만, 삶은 종종 일상을 배반합니다. 소용돌이 쳐대는 감정에 삶이 휘청하는 날, 가루가 되어 흩날리고 싶은 날, 내 안에 침잔해 있던 불순한 마음을 대면하는 날, 모처럼 누구한테건 내 감정을 다 토해내고 싶은 심정인데 막상 내 얘기 들어줄 사람이 떠오르지 않는 날. 그런 쓸쓸하고 쓰라린 날들이, 우리 모두에게 있었을 겁니다. 오늘, 당신의 날이 그러한지도 모르겠습니다.

관계 안에서 상처를 주거니 받거니 하며 우리는 그렇게 살고, 배우고, 성장해 나갑니다. 때로는 관계의 밀도로 인해 숨이 막히기도 하고, 타인의 사랑이 억압과 폭력으로 환치되어 다가올 때도 있습니다. 혹은 반대로 무관심과 몰이해에 상처를 받기도 하고, 애정에 목말라 아프기도 합니다. 차이와 다름이 오해의 씨앗이 될 때도 있고, 숨은 욕망이 갈등의 씨앗이 될 때도 있습니다.

우리는 각자의 방법대로 삶의 무게를 이겨내며 오늘 하루도 살아내고 있습니다. 대항해 보기도 하고, 냉소로 응대하거나, 애써 외면해 보기도 합니다. 장애물을 치운답시고 온힘을 다해 보지만, 속된 말로 삽질 열심히 하며 더 깊은 늪으로 빠져들어가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냉소는 어느 순간 내게 칼날같은 치명상을 입히기도 합니다. 모른 척 혹은 부정하는 동안 문제는 곪아가고 있는지도 모르는 일이지요.

그런 의미에서 심리치료는 나를 따뜻한 눈으로 깊이 찬찬히 들여다보는 것으로부터 시작합니다. 나의 좋은 점 뿐만 아니라 차마 인정하기 싫은 부분까지도 결국엔 감싸안아야 하겠죠. 그리고 삶의 고단함, 내 안의 유약함 혹은 이율배반, 관계에서의 고통을 토해내는 과정을 포함하기도 합니다. 그 과정을 통해 상처가 아물고, 성장하고, 결국 견뎌내는 힘이 생기는 것이니까요.

수련 기간 중 1년동안 Asian Pacific Center에서 주로 한국어가 편한 한국사람을 대상으로 했던 적이 있었습니다. 시간이 지나며 차차 적응을 했지만, 처음에는 지축이 뒤집어지는 느낌같다고나 할까요? 선택지에 없는 상황이 자꾸 발생하는 까닭이었지요. 심리치료에 대한 백지에 가까운 이해, 그럼에도 심리 장애에 대한 지독한 오해와 편견, 그로 인한 수치심 및 거부감 등에 맞딱들였으니까요. 그런 제 경험을 비추어 정성스레 벽돌을 쌓듯이 어느 누구에게는 의미있는 내용이길 바라는 마음을 깃들여 심리치료와 검사에 관한 내용으로 채워보려 합니다. 

이제 지구별에 한 켠 전세내고 사는 동료 지구인으로서의 따뜻한 시선과 유대감으로 블로그를 시작할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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